
살다보면 관계에서 상처받는 일들이 참 많죠. 잘 한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어려워만 지는 관계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도대체 나는 왜 이럴까?’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넘기지만, 또 어떤 사람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 무너지면서 역시 나는 관계를 잘 못 만드는 사람인가 싶어지고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누가 별 뜻 없이 던진 말인데 가슴에 꽂히면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고, 나를 싫어하는 것 같으면 신경 쓰여서 근처에도 가기 싫고. 그럼에도 계속 말을 섞고 부딪혀야 하는 그런 불편한 상황. 다들 있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어요. 이건 상대방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내 문제 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결정되더군요. 나를 작게 여길 수록, 관계 안에서 더 움츠러들고 상대의 기분에 휘둘리게 돼요. 겉으로 보이는 건 관계로 인한 갈등이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내 자존감이 본질인 경우가 많았어요.

자존감을 키워보자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는 모든 관계가 참 어렵습니다. 누가 조금만 무뚝뚝해도 ‘내가 뭐 잘못했나?’ 싶고, 무심한 말투 하나만 들어도 온종일 눈치가 보이죠. 좋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 과하게 친절해보지만, 상대가 나를 떠날까 봐 불편한 부탁은 쉽게 거절하지 못해요. 겉으로는 좋은 관계처럼 보이는데 속은 점점 비워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 혼자 상처받는 결과만 남게 됩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자존감이 단단한 사람은 다르게 반응을 하더라고요. 누군가의 말 때문에 기분이 상해도 ‘그건 그 사람의 감정일 뿐, 내 잘못은 아니다’라며 타인과 나를 구분할 줄 알았죠. 거절해야 할 일은 부드럽게 싫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마음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알았어요. 자신을 너무 낮추지도 않고 않고, 과하게 끌어올리지도 않았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무엇인가로 포장된 사람이 아닌 그냥 본인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균형 잡힌 시선으로 나와 타인을 별개로 바라볼 수 있더군요.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불안하다. 그래서 그 불안을 감추기 위해 더 착한 척을 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헌신하려고 든다.’ 이 과정이 반복될 수록 자기다움은 사라지고 상대 중심의 관계에 갇히게 된대요. 통제권이 나에게 없으니,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나만의 통제감을 쟁취하는게 중요해요. 실제로 의사 양재웅은 자존감의 핵심이 내적 통제감에 있다고 했습니다.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다는 감각,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자존감을 지탱해준다는 거죠. 이게 무너지면 타인의 인정과 피드백에 더 의존하게 되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무너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대요. 이런 상태에서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건 누구라도 힘들겠죠.

자존감은 자기효능감으로
제가 맨날 얘기하지만, 자존감 회복은 자기효능감이 특효약입니다. 자기효능감이란 내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말하는데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상관 없어요. 세수만이라도 내가 아침마다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자기효능감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몸이 아픈 사람들은 자기효능감이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평소에는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쉬웠는데, 이제는 몸이 불편해서 하기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럴 때는 내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해요. 스스로 정한 시간에 일어나본다든지, 오늘 할 일 한 가지만이라도 성공적으로 달성한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작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천하면 자존감이 점차 올라가게 됩니다.
요즘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더 날카로워지고, 더 눈치보게 되는 것 같은데요. 이럴 때일수록 내가 나를 존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모든 관계는 결국 자존감 싸움입니다.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는 법을 배웁시다. 저도 자존감이 오락가락 할 때가 있는데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계속 신경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