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은 반복을 벗어났을 때 찾아오는 이유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면요. 아무리 좋은 것도 무뎌져요. 맨날 놀면 진짜 행복할 것 같잖아요? 근데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맨날 놀고 쉬면 생각보다 금방 지칩니다. 매일이 쉬는 날이면 처음엔 좋겠죠. 연휴가 10일이나 된다면? 연휴 초반에 기분이 진짜 째질거예요. 🤣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 기분이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사람 마음은 참 묘해요. 바랄 때는 간절한데, 막상 바라던게 생기면 금방 시들해져요. 계속 행복한건 행복이 아니듯, 계속 즐거운 것도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닙니다. ​ ​

우리가 무언가에 만족할 때는요. 늘 겪던 일이 아니라서 그래요. 평범한 수요일인데 누가 꽃을 주었다고 생각해보세요.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근데 매일 꽃을 받아도 그럴까요? 그 때부터는 그냥 습관적인 일이 되겠죠. 기대도 안 했던 순간에 오는 기쁨, 그게 진짜예요.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이 생길 때, 사람은 즐거운 감정을 느낍니다. ​ ​

따라서 즐거움이란, 익숙함을 깨는 찰나에 피어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

제가 한 번 큰 맘 먹고 여행지에서 한 달을 살아보려고 한 적이 있었어요. 여행이긴 한데 놀러다니는 건 아니었으니까, 한 곳에 진득하니 눌러있기로 했죠. 처음에는 나에게 이런 사치를 부릴 수 있다니 하면서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뒹굴뒹굴 하면서 쉬다가 노트북으로 가끔 작업도 하고, 주변에서 커피도 마시고.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근데 거짓말 안 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슬슬 그 감동이 줄어들더군요. 심지어 2주 째 부터는 오히려 루즈해졌어요. 그래서 남은 기간 중에서 1주일 정도를 취소하고 그 돈으로 쇼핑을 했는데요. 쇼핑을 또 제대로 하니까 어찌나 즐겁던지… 😍 이게 진정한 여행이다! 하면서 흥청망청 썼어요. 근데 분명히 쇼핑도 2주 넘게 하면 즐거움이 좀 떨어지긴 했을 거예요. 사람 마음은 다 똑같으니까요. ​ ​

우리 뇌는 새로운 것을 보면 자극받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기쁨도, 즐거움도 전부 그런 자극이죠. 근데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반응이 줄어듭니다. 쾌락에 대한 적응이 일어나게 되는거예요. 가끔 먹는 케익 한 조각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지만, 매일 먹는 케익은 더 이상 쾌락 없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니 ‘가끔’이 중요해요. 없던 게 생기니까 좋고, 흔치 않으니 특별한 거거든요. ​ ​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뭘까요? 우리가 뭔가를 원하고 있다는 건, 보통은 그게 없다는 뜻이에요. 큰 집, 멋진 차, 좋은 직장, 행복한 가정, 훌륭한 외모 등을 원하고 있다면? 그게 부족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데 집도 커지고, 차도 끝내주고, 직장도 엄청나고, 가정도 행복해지고, 외모도 훌륭하다면? 그 순간 또 다른 자극을 찾아 떠나야 됩니다. 항상 존재하는 것은 재미가 없거든요. ​ ​

그래서 삶은 적당히 피곤하고, 적당히 고통 받고, 적당히 보상 받을 수 있어야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쉬지 않으면 지치지만, 너무 쉬면 둔해지죠. 그래서 쉬다가 움직이다 해야 해요. 삶도 잠깐의 고생이 있어야, 뒤에 찾아오는 고요함에 꿀처럼 느껴지죠. 제가 요새 그럽니다. 열심히 뭔가를 하다가 이제 딱 끝나니까 어찌나 세상이 편안한지! 😆 ​ ​

저는 그래서 불편한 일이 있으면, ‘나중에 더 즐겁고 편안함을 느끼겠지!’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여행 갔다 오면 집이 더 편하고, 야근 하면 맥주가 더 시원해지잖아요. 그러니 당장의 불편함에 너무 불만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그래도 짜증 나긴 하겠지만… 그래도 뭐 어때요! 나중에 더 즐거울 수 있는데요. 그러니 꾹 참고 열심히 일상을 살아야겠어요. 그러다 가끔 비일상적인 일이 나타나면, 그때 엄청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