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야 되는 이유

1. 정말 억울하지만, 살다보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 참 많아요.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마음, 예상치 못한 사고, 이미 지나간 실수 같은 것들이 있겠죠. 이것 뿐이겠어요? 세어보면 수 천개가 더 있을 거예요. 우린 이걸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여기에 너무 많은 감정을 소모하고, 스트레스를 받곤 해요. 신경 써봤자 달라질 게 없다는걸 알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죠. ​ ​

2. 이렇게 바꿀 수 없는 일에 집착하는 이유는, 심리적으로 통제감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원래 본능적으로 세상을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해요. 왜냐하면 불안한건 싫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든걸 통제할 수 없다는게 현실. 그래서 계속 괴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

간단히 예를 들면 로또를 살 때 번호를 수동으로 고르는거랑 비슷해요. 확률만 따지면 수동이든 자동이든 당첨 확률은 같잖아요? 근데 왠지 수동으로 사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곤 해요. 예측 가능성을 만들려는 인간의 본능이 작용한거라 할 수 있겠죠. ​ ​

3. 따라서 우리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바뀌지도 않는 일에 마음 쓰면서 괴롭게 살아가게 될 거예요. 에픽테토스라는 철학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건 오직 생각과 행동 뿐이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만약 열심히 준비한 면접에서 떨어졌다면? 결과보다는 내가 최선을 다 했는지 집중하는게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행동이에요. 결과는 내 손을 떠났지만, 내 노력과 태도는 나의 것이니까요. ​ ​

4. 나중에 시간이 나면 이거 한번 해보세요. 종이 한 장과 펜만 있으면 돼요. 가운데에 나라고 적은 다음 원을 그려보세요. 그 원 안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적습니다. 내 행동, 내 감정, 내 시간 등을 적으면 되겠죠. 다음으로 원 바깥에는 내가 통제 불가능한 것을 적습니다. 남들의 생각, 날씨, 지나간 실수 등이 있을거예요. 이렇게 시각적으로 정리하면, 확실히 신경 써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명확히 그려져요. 눈으로 보면, 머리로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 ​

5. 그 다음 놓아주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나간 실수, 이미 벌어진 일, 바꿀 수 없는 상황은 어차피 변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후회하거나 걱정하는건 매우 손해예요. 심리학자들은 같은 생각을 반복할 수록 정신건강에 해롭다고 합니다. 또한 과거에 머무르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해요. 그러니 옛날 생각을 너무 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해보세요. 쉽진 않겠지만, 노력하면 아주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시게 될 거예요. ​ ​

6. 놓아주기의 첫걸음은 내려놓기 선언을 하는거래요. 글로 적거나, 말로 내뱉거나, 의식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하면서 잊어버리는 연습을 하는거죠. 종이에 써서 구겨버린 다음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뭐가 됐든 내려놓겠다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

7.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외웠던 기도문이 있습니다. ​

신이시여, 바꿀 수 없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바꿀 수 있다면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해 주소서. ​

종교를 떠나, 정말 멋진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분명히 있어요. 그러니 먼저 그 둘을 구별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수월하게 풀리실거라 생각합니다. ​

물론 그 과정에서, 어느쪽에 속하는지 구별하기 애매한 것들도 많을 거예요. 저는 그럴 때 웬만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합니다. 안되면 마는거죠 뭐. 중요한건 정말 바꿀 수 없는 일에는 에너지를 쏟지 않는 거예요. 그렇게만 해도 삶은 많이 부드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