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시간관리에 목을 맵니다. 계획표도 세우고요. 하루 일정도 관리합니다. 거기다 요즘은 또 부업, 자기계발의 시대잖아요. 그래서 시간을 쪼개서라도 무언가를 이루려 하죠.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 시간을 잘 쓰면 생산성도 올라가고, 목표도 빨리 달성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하루하루를 더 빡빡하게 채웠죠.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열심히 활동했고요. 근데 이상하게도 일정표는 점점 더 그럴듯해지는데 성과는 잘 늘지 않더군요. 처음엔 너무 성급하게 기대를 한건가 싶어 진득하니 기다려도 봤는데요. 그래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마음만 조급해지고, 몸은 더 지치게 되었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시간만 보고 살다가 에너지를 놓치게 된 건 아닐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집니다. 하루는 24시간, 분으로 하면 1,440분, 초로는 86,400초. 그래서 아무리 시간 관리를 잘 해도 한계는 있기 마련입니다. 잠을 줄이고 뭘 해도 시간을 두세배 늘릴 수는 없으니까요. 근데 에너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요. 같은 1시간이라도 에너지가 가득하면 엄청난 몰입의 시간이 됩니다.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는 멍하니 스마트폰만 보다가 4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하죠. 그래서 시간과 에너지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되는 것 같아요. 시간은 일정표를 채워주는 역할이고, 에너지는 그 일정표에 생명을 불어넣는 자원 같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시간만 잘 관리하면 될 줄 알았는데요. 알고보니 그 시간 안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만큼 에너지 또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에너지가 바닥나면 시간 관리는 그냥 형식적인 틀만 될 뿐이죠. 계획만 들입다 세우고 이행은 안하는 게 다 에너지 때문이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간과 에너지를 동시에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에너지가 충만하면 똑같은 1시간도 훨씬 풍부하게 잘 쓰여요. 같은 일을 해도 덜 지치고, 집중도 잘 되죠. 에너지가 없다면 하루종일 그 일을 붙잡아도 진행이 안 됩니다. 진도가 안 나가니까 짜증이 나면서 더 하기싫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기도 하고요.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에 에너지를 얼마나 쏟아 넣느냐도 중요했죠.
물론 저도 아직 자주 헷갈립니다. 마감이 몰리거나 일정이 빡빡해지면, 에너지는 신경쓰지 않고 또 다시 시간만 체크하면서 움직이게 돼요. 그럼 신기하게도 금방 지치고, 성과도 그저 그런 수준일 때가 많더라고요. 🤣 그럴 때마다 다시 다짐합니다. 시간 뿐만이 아니라 에너지도 신경써야 했다고.
요즘은 일정을 짤 때 먼저 오늘 내가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있을지를 체크합니다. 예를 들어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날이면 에너지가 적다고 판단되고 창의적인 일을 많이 줄여요. 저는 에너지가 없으면 창의성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럴 땐 과감히 쉬거나 가벼운 루틴만 합니다. 반대로 에너지가 풍성하다면 그때는 몰입해서 하고요. 물론 이건 제 기준이에요. 지쳤을 때 가만히 앉아있으면 창의력이 좋아지는 분들도 계실 수 있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 될 것 같아요. 중요한건 시간만 체크하지 않고 에너지도 같이 돌봐야 한다는 거예요. 이러면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더라고 스스로에게 덜 실망하게 되고, 하루의 만족감도 훨씬 커지게 되더라고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거니까 후회도 적고요.
에너지는 사실 많은 단어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체력, 정신력, 의욕 등등 여러가지로 상황에 맞게 받아들일 수 있겠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것은 당연히 에너지가 소진되는 거고, 깊은 고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것 또한 에너지의 고갈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그 시간을 활용할 만큼 몸의 상태가 잘 받쳐주느냐, 이 걸 한 마디로 ‘에너지’라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에너지는 절대로 공평하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더 많이 움직이는 사람도 있고요. 더 많이 고민해서 괴로운 사람도 있어요. 만약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그걸 받아들이고 앞으로 에너지 관리부터 잘 해보는건 어떨까요? 시간은 결국 내 에너지가 깃들 때 가치가 생깁니다. 에너지 없이 계획만 있는 시간은 앙꼬 없는 찐빵, 김 빠진 콜라입니다. 우리 모두 에너지를 잘 챙깁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