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 슬픈 얘기를 하자면,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 우리는 마음속으로 오랫동안 기다립니다. 그 사람이 미안하다고 해주고, 내 고통을 알아주길 기다리죠. 하지만 그 사과가 오지 않는다면 또 다른 감정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상처도 아파서 허우적대는데 사과 없는 침묵은 제2의 고통이 되어 나를 찌르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사과를 기다리는 것 또한 고통이라고. 따라서 회복은 상대로부터가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될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저도 뭐 그런 경험이 수없이 많습니다. 분명히 저 사람이 잘못했고 말 한마디면 끝날 수 있는 일인데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저는 여전히 그 날에 멈춰 서서 분노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깨닫게 되었죠. 사과를 받아야만 풀리는 상황이라면 지금 내 감정은 상대방이 쥐고 흔드는거나 다름 없는 거구나. 사실 상처를 준 말보다 더 아픈건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일 겁니다. 그 사람은 신경도 안 쓰는데 나는 계속 곱씹으며 살고 있는 이 불균형 때문에 더 깊은 상처가 되곤 하죠.
감정의 해소는 내 감정을 다스릴 수 있을 때

하지만 그 감정을 풀 열쇠는 상대방에게 쥐어져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계속 붙잡혀 있을 수 밖에 없게 되죠. 심리학자 에드먼드 제이콥슨에 따르면 감정의 해소는 상대의 반응이 아니라, 내 감정의 수용에서 비롯된대요. 내가 받은 상처를 상대가 인정해주는 것보다 내가 내 감정을 직접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게 훨씬 더 회복에 가깝다는 거예요. 사과는 위로가 될 수는 있지만 회복의 전제 조건은 아니라는 뜻이죠.
이런 기다림은 시간이 갈 수록 원망과 집착으로 바뀝니다. ‘왜 나만 힘든거지?’ 생각하면서 억울함에 사로잡히기도 하고요. 이런 상태가 길어질 수록, 나는 그 사람의 행동에 인생을 저당잡히게 돼요. 상처는 이미 충분히 받았는데 나 자신까지 그 사람에게 붙잡혀 있을 필요는 없겠죠.
억지로 사과를 받으려고 하지말자

따라서 이런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 사람의 사과 없이도 나는 괜찮아질 수 있다’ 이렇게요. 처음엔 억지 같고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그 순간부터 회복이 시작 된다고 해요. 내 감정의 주인이 다시 나로 바뀌는 순간이거든요.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실망했는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스스로 내 감정을 정리하고 때로는 기록하며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조금씩 빠져나온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건 자기 합리화가 아니라, 자기 회복의 시작라고 보셔도 돼요.
억지로 용서하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용서가 어떻게 그렇게 쉬울 수 있겠어요. 다만 상대의 태도가 바뀌지 않더라도 내 삶을 상대에게 묶어두지 않는 정도는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과하면 좋고, 안 해도 상관 없다’ 수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다 조언합니다. 이 말이 진정으로 믿어지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선택 자체가 나 자신을 자유롭게 만드는 건 확실합니다.
사과를 못 받아도 힘들어 하지 말자

상처를 받은 것도 힘든데 그 상처를 인정받지 못해 더 힘들어 하지는 마세요. 언제 사과해주나… 하면서 억지로 매여있지 말고 나 스스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도록 생각을 다르게 해보시는 건 길러보시는건 어떨까요? 쉽진 않겠지만, 어쩔 수 없죠. 아무도 도와줄 수 없잖아요. 내 마음은 나만이 지킬 수 있습니다. 회복은 상대가 아닌,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 꼭 기억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