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정보가 많을 수록, 인간은 불안해 집니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정상입니다.
신기하죠? 몰라서 불안한게 아니고, 오히려 아는데 점점 불안해진다니. 근데 정말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아는 것과 행동 하는 것에 대한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온갖 미디어에서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 삽니다. 유튜브는 물론이고요. 뉴스, 책, SNS 등을 통해 여러가지 지식을 수집해요. 건강, 인간관계, 재테크, 생산성 등 이제는 모르는게 없을 정도입니다. 만약 그래도 모르는게 있다면? 바로 들어가서 몇 분만 검색하면 돼요. 그럼 바로 알 수 있죠.
근데 이상하게요. 아는게 많아져도 불안은 줄지 않아요. 오히려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자꾸 들죠. 차라리 몰랐으면 상관 없었을텐데, 자꾸 어딘가 빈 것 같아서 새로운 정보나 남들이 아직 모르는 블루오션을 탐닉하려고 나섭니다. 그래서 새로운 금맥을 찾으면 또 눈이 반짝거리며 희망에 불타죠. 하지만 금세 깨닫게 돼요. 또 모르는게 생겼다는 것을.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행동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좋은 정보를 많이 알아도 그게 삶에서 실천되지 않으면 불안이 커지는게 인간이에요.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무력감을 부르는 독이나 마찬가지거든요.
정보가 들어오면 우리 뇌는 일시적으로 안정감을 느낍니다. 무언가를 읽거나 보면서 나도 이렇게 될 수 있다고 환상을 품게 되잖아요. 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안정감은 그대로 불안으로 바뀝니다. 나는 왜 아직도 이걸 못 하지? 하면서 괴로워지게 되죠. 그러다 더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며 쳇바퀴처럼 제자리를 반복하게 되어요. 배운 만큼 불안해지는 역설이 지금 시대가 가진 진짜 문제입니다.
물론 저도 이럴 때가 있었습니다. 책도 열심히 읽고, 루틴도 열심히 지키고, 경제 컨텐츠도 매일 챙겨보고. 나도 퀀텀 점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죠. 근데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니까 그 정보가 오히려 독이 되더군요. 아는건 많아졌는데 하질 않으니까 오히려 자괴감만 생기게 된 거예요. 그러다 다른 정보를 찾아 다니고, 또 괴로워하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정말 커지더군요.
<나는 4시간만 일한다>로 유명한 팀 페리스가 이런 뉘앙스의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보는 즉각적인 만족을 주지만, 실행이 없으면 마비가 된다’ 라고요. 정보와 행동의 불균형이야말로 현대인의 가장 큰 에너지 손실이라고 지적했었어요. 아는 것은 힘이지만, 그건 실천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아는 게 아니라, 지금 알고 있는 것 부터 해보는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불안은 무지에서 오지 않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불안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계획을 가득 세웠다고 해볼까요? 머릿속에 계획만 가득한 상태는 잠깐의 만족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방향감을 잃게 만들죠. 하지만 아주 사소한 행동이라도 시작하면 오히려 마음이 천천히 정리됩니다. 실행을 할 수록 삶에 리듬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는건 물론이고요. 결국 불안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씩이라도 일단 하는 것’ 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을 미룰까요?
이건 우리가 스스로를 생존시키기 위해 취하는 방어적 행동이래요. 행동은 언제나 실패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시간도 들고, 감정 소모도 있죠. 실패하면 손해가 일어나니까 그걸 회피하기 위해 못 하는 거예요. 반면 정보는 안전합니다. 그냥 머릿속에 넣어두기만 하면 되거든요. 거기다 그걸 이루는 상상만 해도 성취감이 생깁니다. 하지도 않았는데 마음이 편해지고 오히려 즐거워지니 얼마나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반복적으로 정보를 찾고, 행동을 뒤로 미루게 됩니다. 정보 탐색이 현실 도피의 수단이 되는 겁니다.
아쉽지만, 이러다보면 우리는 결국 알고도 하지 않는 사람이 돼요. ‘나도 그거 알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모르는거나 마찬가지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존감이 무너지기 시작해요. 나는 왜 이것도 못해? 라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게 되거든요. 근데, 반대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요. 그 불안이 온데간데 없이 흩어지기 시작한대요. 결국 불안은 가만히 있는 사람 곁에 머무는 걸 좋아하고, 실행하는 사람 곁에 있는건 싫어하는 존재인거죠.
행동 연구자 BJ 포그가 <습관의 디테일>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행동하는게 아니라, 행동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정말 멋진 말이죠? 그래서 거창한 계획보다, 오히려 너무 쉬워서 실패할 수 없는 행동부터 시작해야 한대요. 아주 작고 짧은 행동이 성공할 때마다 우리 감정이 서서히 좋아지니까요.
따라서 불안을 줄이기 위해선 정보와 행동을 적절히 섞을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탐닉하려 하지 마시고요. 반대로 정보 없이 너무 행동만 하지도 말아주세요. 적당히 비율을 설정해서 정보와 행동이 조화로운 비율을 이루는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저도 못 하는 것 많고, 그래서 자괴감 느끼는 일도 많습니다. 그래도 정보만 얻으려 하지말고 실천과 조금씩 연결시키려고 노력중이에요. 완벽하진 않지만, 전보다 나아지는 면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지식은 머리에 있지만, 삶은 발 아래에 있다는 말이 있어요. 아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좋지만, 행동 또한 같이 해보는 건 어떨까요? 요즘 시대에서의 불안은, 모르는 데서 오지 않고 움직이지 않아서 오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을 충분히 만끽했다면 이제 움직여 봅시다. 막연한 불안을 현실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로 저도 오늘은 더욱 화이팅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