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돈을 좋아합니다. 사실 다들 그러실 거예요. 누구도 이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돈은 생존의 도구이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도, 스스로의 삶을 단단히 만들기 위해서도 돈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돈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건강한 삶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철학입니다.
2. 문제는 그 소중함이 지나치면 모든 것의 기준이 돈으로 바뀌어버린다는 겁니다. 삶의 모든 것을 가격으로 매기는 순간, 사람은 작아집니다.
3. 저 역시 한 떄는 돈이 전부처럼 느껴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 한 건 ‘이게 얼마짜리 일인가?’ 였고요. 사람을 만날 때도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멀리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다만 상황에 맞게 조절해서 하죠.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거든요. 계산만 하다보면 마음이 메말라간다는 사실을요. 계산기만 들여다보면 사람의 눈이 잘 안 보이더군요.
4. 일을 할 땐 돈이 기준이 되어야 맞습니다. 노동력은 정당하게 보상 받아야 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면 그만한 대가가 따라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건 명확하게 계산해야 해요. 그런데 사람 자체, 혹은 관계까지 그런 계산을 들이밀기 시작하면 가끔 문제가 생깁니다. ‘쟤는 나한테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이지? 저 사람은 돈 되는 인간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수록, 인간관계는 거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그 순간부터 폭탄의 심지는 불이 붙은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를 뿐, 언젠가는 터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5. 사실 모든게 돈으로 돌아가는 시대에 살면서, 이런 경계를 지키며 살아라? 말로는 쉽지, 실제로는 정말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봅니다. 돈은 돈의 자리에서 소중한 것이고, 사람은 감정의 자리에서 존중 받아야 하는 존재잖아요. 둘을 섞으면 혼동이 시작되며 관계가 흐트러지게 되니까요.
6.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든 일단 자유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말자’ 딱 이것만 지켜도 중간은 가는 것 같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나에게 더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려 하는건 너무 당연한 일이에요. 그래서 이득이 되는 쪽으로 행동하고 싶은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걸 말로 꺼내는 순간 정말 사람이 작아보이게 되더라고요.
7. 혼자 생각하는 건 괜찮습니다. 자기 생각인데요 뭐. 하지만 입 밖으로 그걸 꺼내는 순간, 나는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됩니다. 어떤 것이든 돈으로 판단하려는 태도는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죠. 예를 들어 누군가를 도와줬는데, ‘이거 얼마얼마치 도와줬다’ 말하면? 그 따뜻한 온도가 확 식어버리겠죠. 호의는 돈으로 충분히 계산 가능하지만, 가끔은 계산하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것들도 많잖아요. 말 속에 가격표가 붙으면, 상대방은 자신이 물건처럼 다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할 수도 있어요.
8. 그래서 저도 이런 계산적인 모습을 최대한 덜 보이려 하고, 가끔은 아예 아무 생각 없이 누군가를 도와주기도 하는데요. 근본이 안바뀌어서 그런지 속으로는 계속 이득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 이렇게 가끔 계산적인 제 모습을 보며, 나는 얼마나 속물인가를 스스로 반성해보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도를 꾸준히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아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넌 건 아닌 것 같아서요. 계산도 중요하지만, 존중도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돈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더라도 입 밖으로는 웬만하면 꺼내지 말자. 뭐 이렇게 정리하면 아마 큰 문제는 많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